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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역대 가요제 수상곡 베스트 30 (20위-11위)

소금인형kgb 2011. 9. 16. 18:29

 

 

 

 

가요제 특집 4탄 - 역대 가요제 수상곡 베스트 30 (20위-11위)

 

'나는 가수다'에 어떤 긍정적 영향이 있다면, '노래의 힘'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는 점이(아마 유일할 것이)다. 요컨대, 가수는 가도 노래는 남는다는 사실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주목할 것이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를 풍미했던 이른바 '가요제 문화'다. 기성의 음악계가 행하지 않았거나 행하지 못했던 발랄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좋은 노래'를 발굴해낸 음악경연대회들의 성취는 스타에 대한 과도한 열망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한 아마추어들, 다시 말해 굳이 가수의 인생을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젊은이들로부터 얻어낸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여기 남의 노래를 흉내 내는 것으로 스타덤에 오르는 오디션 만능의 시대에 그때 거기 지난 세대 가요제의 풋풋한 창작적 성과를 돌아보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 있다.

 

 

20. 작은 거인 ‘일곱 색깔 무지개’

1979년 TBC 대학생가요경연대회 금상

호기롭게도 해변가요제는 예선부터 김수철에게 두 번이나 퇴짜를 놓았다.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무교동 등지의 라이브 무대에서 가발을 쓰고 연주하며 범상치 않은 친구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만들어낸 김수철을 알아보기에는 너무 바빴던 모양이다. 하지만 누굴 탓할 일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신해철과 정석원은 강변가요제 탈락자들이고, 강산에와 브로콜리너마저도 대학가요제 예선탈락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1978년에 김수철을 중심으로 결성된 4인조 밴드 작은 거인을 알아본 가요제는 1979년 전국대학축제경연대회였다. 작은 거인에게 그룹 부문 대상을 선물한 것이다. 천진난만한 동요 가사와 하드 록이 만난 ‘일곱 색깔 무지개’는 크게는 산울림과 함께 한국에서 수용 가능한 하드 록의 모델을 제시한 셈이고, 작게는 향후에 펼쳐나갈 김수철 스타일의 록을 보여준 것이다. 어쩌면 ‘일곱 색깔 무지개’는 김수철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리치 블랙모어(Ritchie Blackmore)와 레인보우(Rainbow)에 대한 헌사였는지도 모른다. (나도원)

 

 

 

19. 고찬용 ‘거리풍경’

1990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

내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곡이라는 소개로 고찬용의 ‘거리풍경’을 처음 들었던 것은 1990년. 그때도 그리 많지 않았던 한 음악전문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였다. ‘거리풍경’을 처음 들던 순간 한낮의 몽롱함은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었던 ‘요상스러운’ 변조로 요란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달.랐.던 음악. 고찬용의 음악성은 그야말로 비범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음악이 맛있다고 생각한 첫 순간이었다. 유재하, 김현철,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춰 있던 소녀의 감성은 적당히 순수하면서 밀고 당기기에 능숙한 고찬용 총각의 향기에 금세 매료되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고찬용의 음악 족적은 그리 꾸준하지 않았지만, ‘거리풍경’이라는 곡은 화려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살아 있어 어느 곳에서도 눈에 띄는 멋쟁이를 만난 듯 가요사에 선명한 선을 그은 곡이다. (김정위)

 

 

 

 

18. 이상은 ‘담다디’

1988년 MBC 강변가요제 대상

1988년 MBC 강변가요제 대상곡. 껑충한 키에 보이시한 의상을 두르고 어기적 어기적 춤을 추던 당시의 이상은은 속된 말로 ‘깨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한다. 남다른 의미를 숨긴 비밀의 언어인지 아니면 그냥 추임새의 일환인지 알 길 없는 노래의 제목도 이상은의 이질적이고 서프라이즈한 초기 이미지에 많이 기여한 것 같다. 1980년대 생인 나조차도 이 무대를 기억하는데, 아마도 등장과 함께 슈퍼스타로 등극하면서 당시의 여러 프로그램이 충격적인 데뷔 퍼포먼스를 여기저기서 자료화면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자료를 찾다가 이상은이 '젊음의 행진'(1989)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는 ‘담다디’로 단숨에 이룬 청춘스타 이상은의 당시 위상을 알려주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강변가요제 이후 이상은은 ‘담다디’ 이상으로 놀라운 이력을 시작하게 된다. 1989년 발표한 1집에는 ‘담다디’와 멀리 거리를 둔 스산한 발라드 ‘사랑해 사랑해’가 실려 있는데, 돌이켜보니 뮤지션을 향한 일종의 전조였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인기를 뒤로 하고 이상은은 일본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오며 가며 점점 음악적 부피가 확장되는 앨범을 차례로 공개한다. 의미 있는 여러 작품들이 있지만 현재까지 ‘담다디’와 완전분리된 대표작으로 6집 [공무도하가](1995)를 지목할 수 있겠다. (이민희)

 

 

 

 

17. 티삼스 ‘매일 매일 기다려’

1987년 MBC 강변가요제 동상, 가창상

1987년 강변가요제. 쩌렁쩌렁한 기타 소리와 하이 톤의 보컬을 과시하는 밴드가 등장했다. 인하공업전문대학의 그룹사운드 티삼스였다. 전에 없던 가창을 선보이며 가창상을 차지한 것으로 모자라 동상까지 수상한다. 국내외의 헤비 메탈 열기가 대학가를 거쳐 가요제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통기타를 튕기며 악을 쓰는 학생과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쥐고 성대를 쥐어짜는 청년․중년의 애창곡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시아레코드와 계약한 티삼스는 1988년에 첫 앨범을 발표하지만 첫 히트송인 '매일 매일 기다려'는 그들의 마지막 히트송이 되었다. 구성원들의 실력이 만만찮긴 했으나 언더그라운드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온 프로 밴드들의 경쟁구도에 진입하긴 힘들었다. 이후에 보컬 김화수는 솔로로 데뷔하여 활동했고, 드럼을 연주한 채제민은 부활에서 활동한다. 하지만 티삼스는 단 한 곡으로 헤비 메탈의 도시 인천이 낳은 무수한 록 스타들 중 하나로 기록된다. (나도원)

 

 

 

 

16. 김학래 & 임철우 ‘내가'

1979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


노래를 들어보면 시대가 보인다. 김학래와 임철우가 함께 부른 ‘내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진중한 어투와 시적인 노래말은 이 노래가 포크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시대의 유산임을 묵묵히 증명한다. 영미권의 포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낭만적인 노랫말이다. 그리고 가요의 스타일이 배어있지만 영롱한 멜로디와 화음은 점층적인 구성으로 더 큰 감동을 자아낸다. 쓸쓸한 분위기에서 낙관적인 분위기로 변화를 줌으로써 양면적인 매력을 갖춘 노래는 1979년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했다. 이 곡은 다른 수상곡들과 마찬가지로 당시 아마추어였던 대학생들의 음악적 깊이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때 통기타를 치며 자신들의 노래를 만들던 이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서정민갑)

 

 

15. 우순실 ‘잃어버린 우산’

1982년 MBC 대학가요제 동상

대학가요제도 해마다 음악적인 수준의 편차가 존재했고, 그 해를 잘못 만나면 입상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1982년 제6회 대학가요제 동상 수상곡인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 하겠다. 그러나 특유의 창법이 돋보이는 애절한 발라드였던 이 곡은 당시에 대상을 차지한 조정희의 ‘참새와 허수아비’와 금상을 수상한 옥슨82의 ‘윷놀이’보다도 대중적으로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화려하게 가요계에 데뷔한 우순실은 1984년에 따로또같이 2집 앨범 참여와 더불어 솔로 데뷔 앨범을 발표하면서 ‘커텐을 젖히면’과 ‘잊혀지지 않아요’ 등의 히트곡으로 더욱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 불치병에 걸린 아들과 사업에 실패한 남편으로 인한 집안 문제로 지속적인 음악 활동을 할 수가 없었던 탓에 세인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간 비운의 가수였다. (이태훈)

 

 

14. 4막 5장 ‘J에게’

1984년 MBC 강변가요제 대상

이렇게 손발 오그라드는 영상이 있는가? 그것이 궁금하거든 1984년도 강변가요제 영상을 클릭하면 된다. 폭발적 가창력으로 좌중을 놀라게 한 이선희와 왬(Wham)의 앤드류 리즐리(Andrew Ridgeley) 만큼이나 존재감 없던 그녀의 1년 선배 임성균. 그들은 모 대학 음악서클 선후배 사이였고, 팀 이름은 4막 5장이었다. 비주얼적으로 본다면 이들의 팀명은 응당 ‘막장’이 되었어야 했다. 사람의 몸보다는 마룻바닥에 어울릴 듯한 월남치마에 그날 일진이 더러웠음에 틀림없을 미용실 언니의 작품(아줌마 파마)을 하고 나타난 이선희(그렇다. 지금 그렇게 나왔다간 패셔니스타 연하는 케이블 패널들의 푸짐한 식사거리가 되었으리라)의 모습만으로도 가요제 ‘명예의 전당’은 이미 한 자리를 예약해두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 노래가 남긴 파장은 지금 들어도 쉽게 식지 않는다. 무명작곡가 이세건이 휴지통에 버린 악보로부터 탄생한 노래는 출생의 비밀을 가볍게 상쇄하며 클래식으로 격상되었으며, 가요계는 이 곡을 통해 이선희라는 걸출한 보컬리스트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비록 4막과 5장은 구경조차 하지 못한 채 듀엣은 단막극으로 종결되긴 했지만. (이경준)

 

 

13. 이범용 & 한명훈 ‘꿈의 대화’

1980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

 

이범용/한범준 - 꿈의 대화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꿈의 대화 - 이범용,한명훈


믿을 수 없다. 이 아름다운 노래가 가요제 수상곡 톱 30에서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니, 이건 결산에 참여한 이들이 통기타 치면서 이 노래를 안 불러봤거나, 이 노래의 깊은 맛을 알기에는 너무 젊은 탓이다. 이범훈의 소울 가득한 바이브레이션과 저절로 흥얼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강한 리듬감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기타와 하모니카 반주는 물결치고, 주고 받는 하모니는 입에 쩍쩍 달라붙으니 노래를 불러본 사람은 알 것이다. 통기타를 치면서 함께 부르기에 이만큼 좋은 노래가 없다는 것을. 노래를 부르다가 어디서 끝맺어야 하는지 몰라서 후렴구를 무한반복하기도 하지만 좋은 노래는 좋은 노래다. 통기타의 시대가 끝나가는 1980년 강변가요제에서 이 노래가 나왔다는 것이 통기타 시대 최후의 불꽃같아 더 인상적이다. (서정민갑)

 

 

12. 활주로 '탈춤'

1978년 MBC 대학가요제 은상

 

Runway - 탈춤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탈춤 - 활주로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작인 샌드페블스의 ‘나 어떡해’를 군대에서 들으며 헛웃음을 지었다는 배철수가 제대 후 자신의 분신과 같던 교내(한국항공대) '그룹사운드' 활주로(런웨이)를 이끌고 나와 신명 나는 한판을 벌인 것이 ‘탈춤’이다. 우리가 알듯 활주로는 이후 송골매로 이어지고 홍익대 '그룹사운드' 블랙테트라의 보컬리스트 구창모가 더해지면서 1980년대 한국 록의 전형을 제시하며 대중적 인기 또한 상당히 얻게 된다. ‘탈춤’은 당시 영미권의 하드 록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사와 멜로디에서 우리의 것을 잘 조화시킨 그야말로 제대로 된 우리의 로큰롤이었다. 특히 배철수가 드럼을 연주하며 부르는 투박한 보컬과 3년 후배인 지덕엽의 작곡과 기타 연주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세상 만사’ ‘산꼭대기 올라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낸다. (김광현)

 

 

11. 박선주 ‘귀로’

1989년 MBC 강변가요제 은상

1989년 제10회 MBC 강변가요제 은상곡이자 박선주의 솔로 이력을 대표하는 노래다. 브라운 아이즈 출신 나얼이 2005년 리메이크해 원곡의 매력과 가치가 새롭게 회자되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박선주가 2007년 5집 [Dreamer]를 발표하면서 나얼을 두고 “나의 복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이라 공언했을 정도다. 박선주는 지난해 '슈퍼스타K2'에 등장해 보컬 트레이너로 분한 바 있고, 나얼은 존재를 잘 드러내지 않고 앨범과 공연에만 집중하는 보컬가수다. 이렇듯 선생님이자 멘토로 통하는 원곡자의 역량, 그리고 소울을 바탕으로 고립과 집중을 추구하는 나얼의 음악적 성격 덕분에 ‘귀로’는 기교의 가창력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노래로 의미가 바뀌었다. 악보검색까지 수월할 만큼 여러 예비가수들과 현역가수들이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 순간 택하는 비장의 카드가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원곡자 박선주에게 ‘귀로’는 그렇게 어려운 열창의 노래가 아닌 것 같다. 20여 년 전에 녹음한 스튜디오 버전과 잊을 만할 때쯤이면 만나는 각종 라이브 무대가 일러주는 바다. 그만큼 느슨하고 여유롭게, 하지만 그만큼 고혹적으로 ‘귀로’를 소화하는 보컬리스트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민희)

 

[출처] http://music.daum.net/musicbar/musicbar/detail?board_id=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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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올드뮤직의 향기
    글쓴이 : 心 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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