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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다비식

소금인형kgb 2007. 8. 25. 08:59
            꽃의 다비식
              - 김석규 아름답던 생애의 흔들린 자리만큼 하늘로 올랐으면 한다. 언제나 파도소리 자장가 삼아 건너간 꿈의 징검다리 붉게 물든 꽃 그림자 열어 놓고 하루 종일 떠나보낸 푸른 바다가 환희 내다보이는 곳이면 더욱 좋으리라. 가을보다 더 카랑한 연기로 솟아오르는 불길 흐드러지게 향기는 아직도 사방에 가득하고 이슬에 씻긴 아침에서 별이 노래하는 저녁까지 가장 정갈한 말씀으로 철철 넘치는 항아리 서늘한 섭리의 서릿발 앞에 풀린 옷깃을 여며 마지막 제등 행렬 요요히 떠나가는 날 흔들린 자리마다 한 수레의 종언을 부려놓고 군데군데 화상 자국 묻어 있는 폭양을 천둥 번개의 어두운 밤으로 지나가던 소나기를 태운다. 잘 익은 씨앗 비로소 눈뜨는 몇과의 사리로 남아 재를 날리며 손바닥으로 퍼담는 한 시절의 환희 아름답던 생애의 흔들린 자리만큼 하늘로 올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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