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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입질

소금인형kgb 2007. 11. 1. 21:17
입 질

입 질

서 상 우<임계면사무소 민원담당>

세인들이 말하는 입질은 입방아 즉,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저속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낚시꾼이 말하는 입질은, 낚시꾼이 던진 낚시바늘에 꿰어 있는 미끼를 고기가 먹기 위하여 건드려 보는 어신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또는 어떤 화제에 불현듯이 끼어드는 것도 어쩌면, 낚시꾼과 물고기와의 사이에 수시로 이루어지는 입질과 그 맥락을 같이하는 동질적 산물인지도 모른다.

대개, 떡밥을 낚시미끼로 사용하였을 경우에 메기나 뱀장어가 입질하는 경우가 없고, 미꾸라지를 낚시미끼로 사용하였을때 붕어나 잉어가 입질하는 경우는 드물다.

누군가 화제를 꺼냈을때, 이야기의 내용이 건전하거나 발전적인 말을 하였을 경우에는 들은 척도 안하고 있다가 화제를 꺼낸 사람이 발언중에 실수를 하거나 손해 본 이야기를 하였을 경우에는 갑자기 박장대소를 하고, 첨언까지 더하여 대화에 응해 왔을때에 필자는 일종의 비애를 느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저런 사람은! 미꾸라지를 낚시미끼로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하루종일 기다려도 입질을 안하다가, 지렁이를 낚시미끼로 주니까 금방 입질하는 『탱수』같은 자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무릇 사람은, 떡밥이든 지렁이든 가릴 것 없이 어떠한 미끼를 사용해도 입질하는 고기 즉, 피라미나 갈겨니 처럼 어떠한 화제에도 가릴 것 없이 참여하고, 나름대로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 가야만 평범한 삶이라 할 수가 있겠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어떠한 형태로든 손해 보게 되는 일이 곧 닥쳐 올 것도 모르는 바보처럼 앞뒤 생각없이 불쑥 잠재의식 속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이드(진짜 속마음)같은 것을 남에게 내어 보이고는 오랜 시간 동안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출처 : 사육회
글쓴이 : 김창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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